가난한날의 행복..

가난한날의 행복..

블루&화이트 18 4,168





















가난한 시절의 행복



내 어린 시절은, 누구의 생일이나 특별한 손님이

오시는 날 혹은 명절이 아니면 고기 구경을 하기 어려울

만큼 살림이 넉넉지 못했습니다

밥상 위에 하얀 쌀밥과 고기반찬이 오르는 날이면,

아끼고 아껴가며 밥을 먹곤 했습니다

바로 그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아침과 오후 하루 두 번만 버스가 들어오던 마을에서

학교는 멀었습니다

꼬불꼬불한 신작로를 따라 십리도 넘는 곳에

학교가 있었습니다



투박한 풍금 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감나무

키를 넘어 하늘로 날아오르던 학교, 동생과 나는

매일 아침, 어머니가 준비해 두었다가 하나 둘

헤아려주시는 차비를 타가지고 등하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동생은 나보다 한 시간 먼저

집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다녀올게요."

"벌써 학교 가니?"하며 어머니는 주발에서 동전 몇 개를

꺼내주셨습니다

"저 녀석, 차도 안 타는데 차비는 뭣하러 줘요?"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동생은 귀가 시간도 나보다 한 시간 정도 늦었습니다

"넌 매일 친구들과 놀기만 하면 어떡하니

집에 일찍 와서 일도 도와야지."

그때마다 동생은 멋쩍은 듯 머리만 긁적거리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체육대회 연습으로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밥상 앞에 둘러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인가

밥상 한가운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돼지고기 볶음이 놓여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돼지고기를 보니 내 입에선 금방 군침이

돌았습니다

"오늘이 무슨 날이야?"

나는 이렇게 말하며 얼른 젓가락을 들어 고기 한 점을

집었습니다

"무슨 날은....네 동생이 사왔다."

나는 집었던 고기를 슬며시 내려놓았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고기가 먹고 싶었으면 차비를 아껴서

사왔겠니."

그제서야 나는 식구들이 아무도 숟가락을 들지 못하고

밥상 앞에 앉아 있던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동생은 식구들과 함께 고기 먹는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 먼 길을

혼자 걸어다녔던 것입니다






권인택 - TV에세이 좋은생각 中에서

Comments

윤영이
구람 어라버니도 돈애끼서 고시 사왔다고 하시는 말인게라?
안믿어지는디...ㅡ,.ㅡ
나도 차비 애끼서 저금할라고 한시간씩 걸어다닌적은 있지만서두..ㅎㅎ
고기 사올 생각 같은건 못해봣네...ㅡ,.ㅡ 
아티
나의 어릴적을 봉거가터서 ..
눈물이나쏘 ~~~~ emoticon_008 
하늘나라
그 동생은 행복한 맘을 지키며...
상황의 힘든것도 극복한거네요..^^
아마도 걸으며 등교할때도 참 행복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거지만..
항상 머든지...지키는게 참 중요하다는... 
헤이스트
공감 100% 저어릴때를 보는거같네요... 난 책가방이 사고싶어서 용돈모아서
초등학교 1학년때 7,000원 모아서~ 쓰리세븐 가방샀는데...
내가방을보고 형이 가방 사달라고 쫄르는데 돈이없어서 형하고
나하고 가방을 바꿔서 섰던일이 떠오르네요...
 지금생각해도 그때참 잘한거 같다는...^^
블루행님! 옛추억을 떠오르게해주었습니다~ 눈물흘리면 책임져주세요... 
이소인
^^; 
★쑤바™★
멋지다...
근데 아우가 너무 잘해서...
형이 뭣-_- 되버렸네.ㅋㅋ 
일레인
이런건 유령님 스타일 아닌가요........ 
KENWOOD
당신 누구요,,,우리 대부는 어디감추고,,,emoticon_112 
초롱소녀
좋은 글 잘 읽구 갑니다...^^ 
하루
좋은 글이네용.. 
David Kim
원래 형만한 아우 없다는데.. 아우가 더 생각이 깊군여;;;;
마치 저의 형제 같다는 -_-ㅋ 
이성미
음~~~ 야밤에 감동을 이빠이 먹었어요~~~ 
블루&화이트
그러게요 ... 희한허네 여테 안그랬는디 ..
emoticon_008emoticon_009
너무 구박하지마시오 ~~~~ 
명랑!
어케 퍼왔길래 여기가 이모양이 된기야~emoticon_006 
블루&화이트
독수리가족은 절때 빨리못친다 .
그래서 쏘쓰만 카피해서 가져온다 .. 캬캬캬캬 ~~ㅋㅋ 
아수라백작
이게 아닌뎅.....emoticon_116
독수리 대장이 어찌.......emoticon_008 
아수라백작
허거덩.....증만 올린이가 블루대장님 맞는가요?emoticon_100
이기이기이기,,,,,,,,,,아냐아냐....정신차려야돼.....emoticon_008
이럴리가 없어......흑흑 
윤영이
작은것에도 만족하고 감사하다면....
항상 그런 마음이라면....
그사람은 정말 큰 부자일거예요...^^* 
Banner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